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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T에서 배운 나노기술로 ‘투명 시대’ 연다

  • 조회 : 1452
  • 등록일 : 2018-03-29
UST에서 배운 나노기술로 ‘투명 시대’ 연다의 대표사진

동문과의 만남

UST에서 배운 나노기술로 ‘투명 시대’ 연다

박수연 박사 (UST KIMM캠퍼스, 2014년 졸업)

“해리 포터의 투명 망토가 자동차에 적용돼 성에 없는 선명한 시야 확보가 가능해졌습니다.” 이런 소식을 접하게 된다면 얼마나 편할까요? 글로벌 R&D기업 메타머티리얼 테크놀로지스의 얇고 유연한 투명 히터 기술은 자동차 회사는 물론 많은 대기업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는데요. 동문 박수연 박사도 UST 재학 시절부터 연구해온 나노임프린트 기술을 활용해 투명 히터의 핵심인 ‘메타물질’ 개발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장기적 연구 필요한 유망기술, UST가 답

자연계에 존재하는 보통 물질들은 빛을 반사하기에 우리 눈에 보이지만, 빛의 파장보다 더 작은 구조를 지닌 메타물질은 빛을 반사하지 않고 주변으로 굴절시켜 육안으로 볼 수 없습니다. 세계 각국에서는 메타물질의 투명성을 이용한 스텔스 무기, 고해상도 생체 이미징 기술 등을 치열하게 연구개발 중인데요. 플라스틱과 금속 등의 물질로 이 메타물질을 만들 때 나노 크기의 금형을 만든 다음 재료 위에 눌러 일정한 패턴을 새기는 ‘나노임프린트’ 공정을 활용하면 빛이나 열, 소리 등의 파동을 더욱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

박수연 박사는 한국기계연구원(KIMM) 위촉연구원 시절 나노임프린트 공정장비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투명기술을 접했습니다. 당시는 세계 각국의 선진 연구그룹들이 나노임프린트 초기연구를 시작하던 시기로 많은 자금과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불모지와 다름없었습니다. 동시에 기회의 땅임도 분명했지요. 박수연 박사는 머지않아 나노임프린트가 산업 시장의 흐름을 주도할 유망기술이라 판단하고 2008년 UST-KIMM 캠퍼스에 입학했습니다.

“KIMM은 세계적인 기계공학 연구개발의 중심지입니다. 메타물질을 연구하는 몇 안 되는 기관 중 한 곳이기도 하고요. 자율적인 연구를 중시하는 UST의 학습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지만, 당시 프로젝트 참여를 제안한 UST-KIMM 캠퍼스 이제종 교수님과의 연구가 즐거웠기 때문에 더욱 망설임 없이 UST를 선택했습니다.”

10년 연구의 결실, 신제품 개발로 거둘 것

지도교수의 지시만을 따르며 수업과 과제에 쫓기던 예전 대학원 시절과 달리, 한 과제의 연구원으로서 국가사업에 참여하는 동시에 학생으로서 나노·반도체·바이오 등 새로운 분야를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었다는 박수연 박사. 졸업 전까지 매년 4월에는 학회 참석 차 동기들과 제주도를 방문했는데, 공식 일정이 끝난 후 다 같이 모여 서로의 나이와 직위도 잊은 채 한데 어울려 놀던 일은 그에게 지금도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캠퍼스 생활 내내 새로운 연구주제를 찾아야 한다는 부담도 컸지만, 지도교수님은 물론 학과 동기들과 허심탄회하게 고민을 나누며 함께 답을 찾았습니다. 그 결과 재학 중에 저명 국제 학술지 ‘랩온어칩(Lap on a Chip)’에 제 1저자로 논문을 발표하는 등 총 9편의 SCI 논문을 게재하고, 특허 4건을 등록한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아 2014년 학위수여식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을 받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습니다.

광주과학기술원과 텍사스 주립대학 박사후연구원 생활을 거쳐 메타머티리얼 테크놀로지스에 입사한 지도 어느새 2년째. 아이디어 회의부터 연구까지 모든 업무가 영어로 진행되다 보니 처음에는 어려움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격식을 차리지 않고 아이디어를 즐겁게 공유하는 분위기에 적응하면서 이제 앞장서서 발표 준비를 하는 등 회의 시간을 기다리게 됐습니다.

캐나다에 본사를 둔 메타머티리얼 테크놀로지스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와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연구소에서 첨단 연구를 진행합니다. 본사는 메타물질을 이용해 비행기 조종실을 겨누는 레이저 불빛 공격으로부터 조종사를 보호하는 기술을 개발해 주요 항공사와의 계약을 앞둔 상태고, 런던 연구소는 MRI 촬영 시 방사선이 검사 부위에만 발사되도록 유도하는 장비 등 의료기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박수연 박사가 근무하는 미국 연구소는 물질 위에 레이저를 쏘아 전자 회로 패턴을 찍어내는 리소그래피 기술을 이용해 투명 히터 등 다양한 메타물질 응용 제품을 개발합니다.

“최근 연구소에서 자체개발한 장비로 기판 위에 구조물을 새기는 나노임프린트 실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는데요. 이를 토대로 지금까지의 제 연구 성과를 제품화하는 데 온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 앞에서 제 이름을 걸고 제품설명회에 나설 그날을 꿈꾸면서요.”

더 나은 ‘나’를 만드는 첫걸음, 자기만의 속도 찾기

세상에 없던 물질을 새로 만들어내는 만큼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고난에 맞닥뜨릴 수도 있습니다. 이 앞에 펼쳐진 길이 장밋빛일지, 혹은 잿빛일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는 조급해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하루빨리 성공하고 싶다는 마음에 20대를 쫓기듯 보냈습니다. 하지만 UST에서 만난 지도교수님과 동료들에게 또 다른 ‘나’를 알아가는 법을 배운 다음부터는 자기 숨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줄도 알게 됐습니다.

“남들보다 박사과정을 늦게 시작한 만큼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하지만 아무리 길고 험한 길이라도 제 속도대로 천천히 걸어가려 합니다.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당장은 멀리 돌아가는 것처럼 보여도 언젠가는 목표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바쁜 일과를 마치고 나면 종종 캠핑과 등산을 즐기며 하늘 위 별들과 모닥불을 배경 삼아 자기를 돌아본다는 박수연 박사. 눈앞의 결과에 일희일비하는 대신 먼 길을 바라보며 자기만의 속도대로 묵묵히 연구를 이어가는 그가 세상에 선보일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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