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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뭐하는 거지 회의감 들 때, 스스로 일 정의하고 목표 세워

  • 조회 : 932
  • 등록일 : 2018-07-02
내가 뭐하는 거지 회의감 들 때, 스스로 일 정의하고 목표 세워의 대표사진

동문과의 만남

내가 뭐하는 거지 회의감 들 때,
스스로 일 정의하고 목표 세워

이종원 근로복지공단 재활공학연구소 연구원 (UST-KITECH 캠퍼스 로보틱스·가상공학 전공)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적정기술’은 어쩌면 모든 과학기술인의 꿈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종원 UST 동문도 그런 이상에 가깝게 다가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우리 사회의 대표적 약자인 장애인을 위해 재활로봇을 연구하고 있는 그를 만나기 위해 인천으로 향했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착용형 외골격 로봇

“화이팅!” 배드민턴 시합을 하는 이들의 함성이 체육관 높은 천장을 가득 메웁니다. 한쪽에는 특수 보조기구를 착용한 사람들이 조심조심 걸음을 떼는 모습도 보입니다. 근로복지공단 재활공학연구소는 출입절차가 까다로운 여느 연구소들과 사뭇 다른 풍경입니다. 장애인과 보호자가 자유롭게 드나드는 재활훈련 시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데요. 이곳은 이 동문과 재활치료훈련연구팀 동료들이 새로운 재활로봇들을 실험하는 현장이기도 합니다.

이 동문은 2016년부터 이곳에서 ‘착용형 외골격 로봇’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신체 손상 장애인과 근골격계 질환자, 무거운 짐을 인력으로 나르는 중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의 활동을 보조하는 사회적 약자용 근력보조시스템이지요.

그는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이들이 있고, 그들에게 유용한 것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게 큰 보람”이라며 “이곳에서 사람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로봇기술이 무엇인지 새롭게 눈을 떠가는 중”이라고 말합니다.

“재활보조기구는 사용자의 편의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분야입니다. 먼저 개발하고 적용할 곳을 찾는 방식이 아니라 수요자를 최상위에 두는 바텀업 방식의 로봇기술인 셈이지요. 그래서 실제 사용자들과 함께 무척 많은 테스트와 피드백을 주고받습니다. 연구자에게는 정말 좋은 환경이 아닐 수 없지요. 자신이 만든 결과물을 현실에 바로바로 적용해보고 개선점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UST에서 얻은 경험자산…나와 보니 더 분명해”

이 동문은 UST를 졸업하고 1년 간 항공 관련 방산기업에 몸 담았습니다. 안정성과 신뢰성이 중요한 분야라 새로운 아이디어보다는 가급적 해외의 선진기술을 충실하게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두는 보수적인 분위기였는데요. UST에서처럼 주도적으로 연구과제를 해보고 싶은 그의 바람과 잘 맞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재활공학연구소의 연구원 모집 공고를 보게 된 것이지요. 지원 전에 미리 책임자 면담을 요청해 모집기관과 지원자의 정보를 교환하다 보니 서로의 필요가 잘 맞아떨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이곳에서 부쩍 더 UST가 내게 정말 귀한 자산이었구나 실감하고 있어요. 교수님들의 연구를 보조하며 어깨 너머로 익힌 기획력이며 과제수행 경험이 이제 독립적인 연구자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필요할 때마다 불쑥불쑥 튀어나와 큰 도움이 되곤 합니다.

하지만 재학 당시에는 일반 대학원과 다른 분위기에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이 동문은 “어느 순간 공부보다 일을 더 많다는 생각에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는 거지’ 하는 회의감이 들 때도 많았다”고 하는데요. 그런 순간마다 늘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첫마음이었습니다. 대학 시절 품었던 로봇공학자의 꿈이지요.

여느 청년들처럼 군대를 다녀와 미래에 대해 고민이 많던 그는 ‘로보콘코리아’ 공고를 접했습니다. 대학 내에 관련 동아리 하나 없던 상황에서 교과서에만 본 로봇을 만들어 대회에 참가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내가 길을 만들겠다’고 생각했지요. 교수님들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고 친구들을 모아 동아리를 꾸렸습니다.

당연하게도 결과는 탈락이었지만 서툴게 라도 로봇을 직접 설계하고 제어해보던 과정 자체의 즐거움은 그에게 도전의식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여러 경로로 로봇 전공 대학원을 수소문하다 UST를 알게 된 그가 가장 먼저 한 일도 무작정 교수님을 찾아가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열의가 가상했던 것인지 훗날 지도교수가 된 박상덕 KITECH 박사는 반 년 정도 그의 연구실에서 함께 지내볼 것을 권유했는데요. 당시로서는 생소하던 다족형 견마로봇이며 착용형 로봇이 개발되고 있는 대형연구과제 현장은 그의 가슴을 더욱 뛰게 만들었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이 동문은 자신이 꿈꾸었던 로봇공학자의 길을 걷고 있는데요. 그는 “오랜 학업기간 동안 종종 찾아오는 회의감을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현장수업이 특징인 UST는 학생들에게 공부와 일의 경계가 모호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자주 찾아옵니다. 저는 그럴 때면 일이라고 느껴지는 이것들이 결국 나를 위한 공부라고 마음을 다잡곤 했습니다. 일의 정의를 스스로 내리고자 한 것이지요. 그렇게 매순간 반복되는 일과들을 헤치고 오다보니 어느 순간 거짓말처럼 내가 처음 원했던 길 위에 서 있더군요.”

“Citius(더 빠르게), Altius(더 높게), Fortius(더 강하게).” 올림픽 정신을 상징하는 이 표어에는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했던 인류의 오랜 열망이 담겨 있습니다. 이 동문의 꿈도 마찬가지인데요. 그는 자신이 만드는 로봇기술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 경기장 안에서 함께 몸을 부딪치고 땀을 흘리는 모습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의 바람처럼 국적, 종교, 피부색과 성별을 넘어 장애마저도 하나가 되는 더 큰 화합의 미래가 펼쳐지기를 기대해봅니다.

후배를 위한 커리어 노하우 먼저 연락하세요. 기업, 연구소 등에 지원할 때 서류만 내지 말고 직접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과정에서 해당기관이 필요로 하는 분야와 내가 가서 할 일이 더 명확해지죠. 물론 사전에 나의 존재를 부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효과 만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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