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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나이가 사는 법 “그저 가볍게”

  • 조회 : 338
  • 등록일 : 2018-09-07
부산 사나이가 사는 법 “그저 가볍게”의 대표사진

동문과의 만남

부산 사나이가 사는 법 “그저 가볍게”

김수황 동문(UST-KITECH 캠퍼스 희소소재 및 반도체패키징 전공, 2018년도 졸업, 現 캐스텍코리아)

남색 반팔 티셔츠에 파란색 추리닝, 그리고 운동화 차림의 한 청년이 손을 흔듭니다. 분명 회사에서 일하다 잠시 나온다고 들었는데 회사원 차림새가 아니었습니다. 순간 당황했지만 얼른 다가가 인사를 건넸죠. “김수황 동문님이시죠?” 키가 껑충 크고, 해맑은 얼굴의 그는 처음부터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재주가 있었습니다. 대화를 해보니 곧 알게 되었죠. 그의 차림새의 이유에 대해.

1천 300도의 열기, 그럼에도 해맑은 청년

김수황 동문을 만난 곳은 부산 지하철 1호선 하단역 앞이었습니다. 현재 일하고 있는 ‘캐스텍코리아’ 경남 진해 마천 공장에서 외근 나오는 길이라고 하더군요. 함께 역 앞의 2층 카페에 올라가자 창밖으로 도로 공사 현장이 훤히 보였습니다. 폭염의 열기와 먼지가 뒤섞인 현장에서 인부들은 연신 땀을 닦아내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에 김수황 동문은 “제가 일하는 곳도 덥고, 먼지가 많아 항상 이런 작업복 차림”이라며 말을 건넵니다.

어떤 일을 하는 지 묻자, 그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설명해주었습니다. 고객사의 자동차나 냉장고, 에어콘 등에 들어가는 금속 부품을 만드는데, 저렴하면서도 불량률이 적은 제품을 만드는 법을 설계한다고 말이죠. 이 때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들고 이를 형상 틀에 넣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그의 업무 중 하나라고 합니다.

"1천 300도가 넘는 열기가 뿜어져 나오다보니 방열복을 입어도 뜨거운 게 느껴져요. 저는 개발팀이라 생산을 직접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생산 현장에 들어가야 할 일이 많이 있거든요. 또한, 생산된 제품은 품질팀에 전달해서 불량률이 없는지도 확인하죠."

한번 생산 현장에 들어갔다 나오면 온통 땀범벅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는 밝은 표정입니다. 사실 UST-생산기술연구원 캠퍼스에 다닐 때 이미 직접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든 경험이 있다고 하네요. 다른 대학원에서는 안전 문제 때문에 할 수 없지만, 장비가 잘 갖춰진 연구원이었기에 이런 경험이 가능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그는 현재 입사 6개월 차의 신입직원임에도 업무에 대한 이해와 적응이 빠르다는 회사의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경제적 부담 없이 석사과정 할 수 있어

그가 이 날 입고나온 티셔츠 왼쪽엔 ㈜캐스텍코리아 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캐스텍코리아는 자동차 연비를 개선하는 터보차저의 핵심 부품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는데요. 벤츠, 아우디 등 수입차를 비롯해 국내 대부분의 자동차에 부품이 들어갈 정도로 입지가 단단합니다. 김수황 동문은 UST에 입학할 때부터, 캐스텍코리아에서 3년 간 일하기로 약속되어 있었다고 해요.

“대학 졸업 후, 경제적 이유로 대학원 진학을 포기했었어요. 그런데 구직 사이트에서 UST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를 발견한 거죠. 졸업 후 특정 회사에서 일하는 조건이긴 해도, 경제적 부담 없이 대학원에 다닐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UST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의 경우 학비도 무료이고, 생활비와 장학금도 받을 수 있었거든요.”

그는 채용조건이라는 단어에 크게 얽매이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UST에 다닐 때, 무조건 지금 회사와 관련된 일만 한 것도 아니었고요. 지도 교수님이 다양한 재료를 연구하신 덕분에 재미있는 연구를 많이 할 수 있었죠. 또한 회사 측에서 학생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지는 않는지, UST 직원이 찾아와 면담을 할 정도로 학생들을 신경써주는 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UST 전공 선택만큼은 깊게 생각하길

“그런데요. 회사는 연구원과는 또 달라요. 그러니까 거만한 자세가 아니라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자세로 겸손하게 다녀야 하는 것 같아요.”

김수황 동문은 부산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녔습니다. 지금은 경남 김해에서 마천 공장으로 출퇴근 하고 있죠. 부산 사투리의 정겨움 덕분인지 그가 무슨 말을 하든 왠지 웃음이 납니다. 뭐가 그렇게 다르냐고 하니, 그는 크크 웃으며 연구원과 회사는 목표가 다르다고 합니다. 연구원에서는 연구에만 몰두해 새로운 것을 찾는 경향이 강하다면, 회사의 경우 사람들과의 관계며 수익성을 고려하는 현실적 감각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스트레스가 많을 거라 예상했는데, 그건 아니라고 하네요. UST에서 연구원과 기업의 공동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많아 협업에 익숙하다면서요. 또, 현재 좋은 분들과 일하고 있으며, 가끔 일 때문에 사소한 언쟁이 있더라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는 매사 가벼운 마음으로 지내기에 오히려 현재를 즐기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그도 석사과정을 결정할 때만큼은 깊게 고민해보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합니다.

   UST 석사과정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아마 많을 거예요. 이 때, 내가 잘 할 수 있는 전공인지, 교수님의 전공은 무엇이고, 어떤 논문을 쓰셨는지 등을 잘 알아보고 들어가야 해요. 특히, 교수님의 논문을 보면 그 분이 지향하는 연구 방향에 대해 알 수 있으니, 그 방향이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과 맞는지 꼭 확인해보고요.

이는 비단 김수황 동문만의 생각은 아닙니다. 그는 UST 오리엔테이션 때 만난 다른 캠퍼스 친구들과 아직도 연락하며 지내고 있는데요. 그들과 가끔 술자리를 가질 때면, 모두 한 목소리로 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덧붙여 자신은 운 좋게도 천사 같은 교수님을 만나, 석사 생활이 심적으로도 풍요로웠다며 슬쩍 자랑도 하더군요.

김수황 동문은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하고, 삶의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는 것을 좋아한다고합니다. 뜨겁게 인생을 불사르기보다, 그저 순간순간을 충실히 느끼며 여유롭게 살아가길 원하고요. 그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 너무 무리하지 않아도 되겠다, 너무 부담 갖지 않아도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세상엔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는 법입니다.

김수황 동문의 커리어 노하우 뻔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회사 생활에서는 배려가 중요합니다. 특히, 여러 팀과 함께 일하면 더 중요하죠. 먼저 배려해주면 상대도 저에게 마음을 열고 배려해주시더라고요. 물론 이 때 은근히 제가 필요한 것도 요구해야겠죠? 단, 부드럽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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