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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고 배우는 커뮤니티를 꿈꾸다

  • 조회 : 944
  • 등록일 : 2019-02-25
함께 걷고 배우는 커뮤니티를 꿈꾸다의 대표사진

강의단상

함께 걷고 배우는 커뮤니티를 꿈꾸다

이종민 교수(UST 본부)

매년 겨울과 여름 UST에서는 신입생들을 위한 역량강화교육이 열립니다. 약 한 달의 기간 동안 기본적인 인문소양 교육부터 프로그래밍, 통계, IoT 실습,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강좌까지 신입생들의 학교 적응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들이 다채롭게 펼쳐지는데요. 아무래도 상당 기간 숙식을 함께하며 진행되는 집중교육인 만큼 후반부로 갈수록 학생도 교직원도 체력이 바닥나기 마련입니다. 이종민 교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강행군에 다소 지친 기색이 역력했는데요. 하지만 UST의 교육과 학생들의 이야기가 시작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그의 눈빛은 금세 다시 특유의 맑고 깊은 생기로 가득해졌습니다.

다리 건너 사회를 향하는 과학기술

“서로 다른 캠퍼스에서 공부하고 연구하는 UST 학생들은 다른 대학의 학생들과 달리 공통의 경험이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 소속 연구기관에서도 소수자나 비주류이기 쉽지요. 그래서 이런 신입생 교육을 통해 UST 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과 정체성을 잘 심어주는 게 중요합니다. 또 이런 시간들은 UST가 정부출연연구소와 함께 지향하는 지식공동체, 즉 함께 일하고 공부하고 삶과 일상의 고민까지 나누는 진정한 커뮤니티를 향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지요. 힘든 가운데서도 제가 매번 새롭게 기운을 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교수는 UST 본부에서 과학기술학(STS, Science, Technology, Society)을 가르칩니다. 인문학·사회과학의 방법론을 통해 과학기술·환경·의료 등의 사회적 가치와 공공적 성격을 밝히는 학문이지요. 이 교수는 “학생들이 과학자, 엔지니어로서 하고 싶은 일이 어떤 것인지, 또 그게 사회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넓은 맥락에서 도움을 주는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는 이를 좀 더 쉽게 ‘다리’로도 표현했습니다. 이는 비단 학문뿐만 아니라 그가 살아온 삶의 행로를 압축해 소개할 수 있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이 교수는 공학·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드는 독특한 학문적 배경의 소유자입니다. 서울대학교에서 전기공학을 공부한 그는 돌연 방향을 바꿔 과학사·과학철학 협동과정 대학원에 진학합니다.

“과학과 공학을 좋아했지만 항상 그와 연결된 또 다른 무언가를 꿈꿨습니다. 대학 시절 역사와 사회학 강의들을 찾아다니고 학생자치언론 기자, 지역 공부방 교사, 사회단체 실무자까지 다양한 곳에 관심을 뒀던 것도 그런 갈망 때문인 듯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차츰 나의 관심사가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된 것이지요.”

연구, 교육, 삶과 사회가 연결되는 선순환 생태계

공학도였던 그가 인문학·사회과학의 방법론을 새롭게 훈련받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석사 과정을 어렵게 버텨낸 그는 고민 끝에 ‘기왕에 여기까지 온 것 끝까지 가보자’고 마음을 다잡았고 마침내 미국 버지니아텍에서 과학기술학 박사 학위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이웃한 버지니아 주립대에서 3년 넘게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UST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교수는 이런 간단치 않았던 배움의 과정 덕분에 UST 학생들이 종종 겪게 되는 정체성 혼란과 복합적인 지위로 인한 어려움 등에 더 깊이 공감하게 된다고 이야기하는데요.

부산 사나이가 사는 법 “그저 가볍게”의 사진6   제 전공 자체가 경계에 서 있는 학문이고 제 삶 역시 늘 서로 다른 공간을 오갔던 경험 때문에 늘 ‘연결’이란 화두를 품고 지냅니다. 최근에는 미국과 한국의 환경정책, 규제과학, 사회운동을 전문성과 거버넌스의 변화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연구자로서 과학기술과 사회를 연결하고, 교육자로서도 지식과 삶의 합일을 도와주며 살고 싶습니다. UST를 그런 지식커뮤니티 교육공간으로 만들고 싶은 것도 꿈 중의 하나입니다.

이 교수는 “연구와 교육, 사회의 변화가 서로 연결되고 선순환하는 과학기술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바람과 함께 이제 막 첫 발을 내딛는, 또 한 길을 걷고 있는 UST 학생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했습니다.

“연구자는 본질적으로 외롭습니다. 문제를 스스로 찾고 답을 스스로 구해야 하는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이 길이 내게 맞는 것일까 회의감이 엄습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감입니다. 누가 나를 믿어주지 않더라도 자신이 본인의 잠재력과 역량을 믿어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 연구는 즐거워야 오래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아직 연구의 깊은 향을 느끼는 법을 배워가는 중이지만 그 길을 함께 걷는 분들과 힘을 보태려 합니다. 더불어 연구자의 삶에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인내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매일같이 물을 줘도 변화가 없는 것 같지만 어느새 자라 있는 콩나물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눈에 보이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게 연구자의 삶이란 것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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