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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용기 전달하는 엑소좀처럼

  • 조회 : 702
  • 등록일 : 2019-06-14
희망과 용기 전달하는 엑소좀처럼의 대표사진

강의단상

희망과 용기 전달하는 엑소좀처럼

양유수 교수(UST-KIST 스쿨)

인체의 세포들은 엑소좀(exosome)이라는 미세한 소포를 끊임없이 분비합니다. 나노 수준의 이 작은 주머니는 세포 속 RNA와 단백질, 지질 같은 여러 가지 물질들을 포장해 온몸으로 운반하는 일종의 택배상자라고 할 수 있지요. 최근 과학자들은 엑소좀의 이런 세포간 신호전달 특성을 이용해 암과 같은 질병을 조기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혈관 속 엑소좀들을 붙잡아 암 전이물질을 나르고 있는지 검문하거나, 치료 물질을 매달아서 필요로 하는 곳에 보내려는 것이지요. 양유수 교수가 지난 5월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선정하는 연구혁신 분야 최우수상을 받은 것도 이 엑소좀 엔지니어링 연구 덕분입니다. 엑소좀으로 막단백질을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해 항암·면역치료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지요.

교수의 바람과 학생의 욕구가 충돌할 때

양 교수는 KIST 테라그노시스 연구단 소속의 젊은 연구자입니다. ‘테라그노시스’는 치료를 뜻하는 테라피(Therapy)와 진단을 일컫는 다이어그노시스(Diagnosis)의 합성어인데요. 분자영상과 분자진단, 나노의학 등을 이용해 질병의 조기진단과 표적치료를 동시에 수행하는 정밀의료 기술을 개발하는 분야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생명을 다루는 일들에 대해 경외심을 느꼈어요. 하지만 직접적으로 생명을 다루는 의학은 자신이 없었고, 어쩌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여하는 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큰 고민 없이 생명공학을 공부하게 됐지요.”

최정길 교수 이미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주립대와 KIST를 오가며 박사후과정을 마친 양 교수는 2014년부터 테라그노시스 연구단에 합류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가을에는 UST 교수로도 활동을 시작했지요. 학생 시절 지도교수들에 대해 가졌던 고마운 마음을 이제 그만큼 학생들에게도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는데요.

프라우드프로그램 이미지

처음 입학해서는 파이펫 쥐는 법도 잘 모르던 학생들이 한두 해 지나면서 차츰 논문도 잘 쓰고 연구결과도 예쁘게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끼게 돼요.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일이 늘 보람만 가득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양 교수는 자신의 연구방향과 학생들의 욕구가 상충될 때 가장 큰 어려움을 느낀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대부분의 연구는 긴 호흡이 필요하고 생각처럼 잘 안 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하지만 졸업도 해야 하고 취직자리도 알아봐야 하는 학생들은 단기적인 목표와 눈에 보이는 확실한 성과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하는데요.

“내 안에 먼저 긍정의 에너지 충만해야”

좀 더 인내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마음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조바심을 저도 잘 알기 때문에 가급적 학생들의 편에 서서 문제들을 바라보고 조율하려 노력하는 편이에요.

학생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젊은 교수라서 그럴까요? 그의 주변에는 늘 고민 상담을 위해 찾아오는 학생들이 남녀불문 끊이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바쁜 연구 틈틈이 UST 학생들을 지도하고 또 상담자의 역할까지, 1인 다역을 동시에 해내려면 아무래도 많은 에너지가 필요할 듯합니다. 양 교수가 요즘 더 의식적으로 일과 휴식의 영역을 분리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약간의 일중독 경향에 시간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몸과 마음이 모두 탈진 상태를 경험한 적이 있어요. 꾸준히 더 오래 연구하려면, 또 학생들을 더 많이 위로하고 격려하려면 제가 먼저 건강하고 충만한 상태여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지요.”

양 교수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문득 그가 자신의 연구주제와도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온몸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자신을 나누는 엑소좀처럼 양유수 교수 역시 오랜 시간 더 많은 UST 학생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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