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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연구 동반자!

  • 조회 : 466
  • 등록일 : 2019-08-23
안녕, 나의 연구 동반자!의 대표사진

강의단상

안녕, 나의 연구 동반자!

김기태 교수(UST-극지연구소 캠퍼스)

세상의 끝, 극지. 누구나 한 번쯤은 극지에 대한 호기심을 품어봤을 겁니다. 보고 듣고 만지는 경험 없이는 상상도 못할 일들이 가득하니까요.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이자 UST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김기태 교수 역시 그랬습니다. 포항공과대학교 환경공학부 대학원 시절, 마음 한편 극지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을 마음에 지녔습니다. 하지만 당시 그의 전공과 극지는 접점이 없었는데요. 운명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일까요? 지도교수님의 얼음화학 분야 공동연구과제에 우연히 참여하면서 연구인생이 달라졌습니다. 극지 그리고 얼음을 만나게 된 거죠. 극지연구소 연구원이 된지 햇수로 7년. 김 교수는 세계적인 학술지에 주목할 만한 논문을 연이어 발표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그와 동시에 좋은 인재를 키워내기 위한 일에도 부단히 노력합니다. 얼음화학 분야 연구가 끊임없이 이어지기를, 더 성장하기를 바라기 때문이죠.


얼음, 네 비밀을 들려줘

김 교수는 2009년 처음으로 북극 다산과학기지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때의 기억이 여전히 그의 가슴속에 남아 있습니다. 노르웨이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북극으로 향할 때, 그 아래 펼쳐진 광활한 자연. 박하향 나는 듯한 청량한 공기. 아주 멀고 맑은 시야. “굉장히 충격적이다 싶을 정도로 멋있고 아름다웠다.”라고 당시를 회상합니다. 그렇게 김 교수의 연구 나침반은 극지를 향하게 되었습니다.


김 교수가 연구하는 얼음화학 분야는 ‘얼음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을 연구하는 것 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이 분야를 연구하는 데가 전 세계적으로 많지 않답니다. 얼음은 온도가 낮아 화학반응이 느리게 일어난다는 게 이제까지의 상식이었던 게 큰 이유를 차지한다고 해요. 하지만 최근의 연구결과를 보면 온도가 낮아져 동결 될 때 특정한 화학반응이 굉장히 빠르게 일어난다는 것이 보고되었습니다. 김 교수 또한 이러한 점에 착안해 연구방향을 잡아가고 있죠.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얼음이 존재하는 곳이 극지죠. 만약 극지방에서만 관찰되는 특별한 현상이 있다면 얼음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 때문이지 않을까? 라는 기본적인 생각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이러한 자연현상을 규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 이 현상에 대한 연구가 우리에게, 지구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도 고민합니다.”


김 교수는 올해, 두 편의 논문을 환경 분야 세계적인 권위의 학술지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5월호와 7월호 대표 표지 논문(Front cover)에 선정되기도 했죠. 첫 번째 논문은 봄철 극지방의 대기에서 나타나는 높은 농도의 요오드 분자(I2)가 얼음에서 생성되는 과정을 규명했다는 내용입니다. 극지방 대기의 요오드는 오존을 파괴하고 구름 생성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죠. 이는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두 번째 논문은 극지방의 얼음에서 미세조류의 성장을 돕는 철 이온이 대량으로 생산되는 현상을 발견했다는 내용이에요. 극지방 바다에 많은 철 이온이 공급되면 1차 생산자인 미세조류는 활발한 탄소동화작용으로 더 많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데요. 미세조류는 그것을 유기물(유기탄소)로 만듭니다. 즉, 자기들 살로 만드는 거죠.


“미세조류가 어느 정도 살다 죽게 되면 미생물에 의해 분해돼 다시 이산화탄소가 되거나 유기탄소로 바뀐 후 깊은 바다까지 떨어지게 되면 수천 년 동안 바다에 갇히게 돼요. 후자가 가장 이상적이죠. 이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환경 친화적인 이산화탄소 흡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연구들이 기후변화, 지구 온난화 문제를 풀 수 있는 단서가 될까요? 아직 시작단계인 연구인지라 무엇도 확언할 순 없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얼음화학에 대한 관심과 새로운 인재양성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있다는 거죠. 열정과 노력이 모이고 모여 극지가 가진 비밀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을 테니까요.

누군가와 함께 연구하고 싶은 마음 하나
‘좋은 극지화학자’를 만들고 싶은 마음 둘


김 교수가 2016년부터 UST 교수로 활동하고자 결심하게 된 것도 이러한 맥락입니다. 첫 번째는 장기적인 계획 아래 함께 연구할 수 있는 동반자를 찾고 싶었습니다. 두 번째는 ‘좋은 극지화학자’를 양성하고 싶었다고 해요. 어떤 연구도 혼자 힘으로는 성장하기에 한계가 있죠. 연구동반자를 찾는 데 있어서 UST만큼 제격인 곳도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학생이 있던 건 아니에요. 2016년 여름에 UST 인턴 프로그램을 통해 극지연구소 생물실험실에 와 있는 학생이 있었는데요. 그 학생이 메일을 보내 얼음화학이 자기가 하고 싶었던 분야라고 얘기하더라고요. 그렇게 첫 학생이 들어왔어요. 지금은 총 3명이에요. 한국 학생 2명(정현영, 김봄이), 베트남 학생 1명(Nguyen Quoc Anh).”


김 교수가 강조하는 교육방침은 ‘자율성’입니다. 기본적인 규칙은 지키되 그 안에서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거죠. 누가 시키는 것만 하면 독창성이 생길 수 없습니다. 스스로 이 생각 저 생각하며 자신만의 연구 영역을 확장시키는 게 좋은 방법이랍니다. 대학원 시절 지도교수님이 김 교수에게 그랬듯, 김 교수 또한 제자들을 그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연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초과학 측면에서도 그렇고요. 극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연구하면 기후변화에 대한 핵심적인 단서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앞으로도 얼음화학에 대한 기초적인 연구부터 응용분야까지 심화하고 발전시키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꿈꿉니다. 60대, 70대가 되어도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연구자. 제자들이 UST를 졸업한 후에도 끊임없이 교류하는 교육자. 김 교수로 하여금 얼음화학 분야가 어떤 성장을 하게 될지, 어떤 인재가 길러질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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