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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과 답변 사이, 한 사람의 세계가 자라난다

  • 조회 : 191
  • 등록일 : 2019-12-02
질문과 답변 사이, 한 사람의 세계가 자라난다의 대표사진

강의단상

질문과 답변 사이, 한 사람의 세계가 자라난다

김세중 교수(UST 본부)

UST 본부에서 이제 막 강의를 끝낸 김세중 교수와 마주했습니다. 한 시간 남짓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그의 이야기에서 꾸준히 등장하는 키워드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변화, 고민, 시도, 질문, 답변, 재미… 등이 그것입니다. 이 키워드만으로도 김 교수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자세로 학생을, 강의를 대하는지 알 수 있었죠. ‘학생이 필요로 하는 강의’를 만들고자 고민과 시도를 거듭하는 김 교수의 이야기, 그 안에 담긴 진심을 이 글에 오롯이 담아내고자 합니다.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는 강의

“수업을 할 때 학생들에게 가끔씩 하는 부탁이 있습니다. 한 강의의 내용을 결정짓는 것은 교수가 아니라 학생이라는 거예요. 물론 뼈대는 제가 만들어주지만, 강의를 풍성하게 하는 역할은 학생들의 질문에 있죠. 강의를 이끌어가는 주체가 학생들일 때, ‘좋은 강의’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김 교수는 UST 본부에서 전공기초 수업인 프로그래밍과 통계분석 강의를 맡고 있습니다. 더불어 신입생 역량강화교육, 일반 강좌, 특강 운영에 대한 코디네이터 역할도 함께 하죠. 신입생들이 UST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 재학생들의 전공공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두루 살핍니다.

그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화두는 ‘학생들의 적극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강의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적극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끊임없는 고민과 시도를 거듭하고 있죠. 그는 올해 프로그래밍 강의에 새로운 변화를 줬습니다. 기존에는 이론 수업을 영상물로 제작해 학생들이 수업 전에 충분히 습득할 수 있도록 하고, 수업시간에는 토론을 하거나 함께 문제를 풀었는데요. 학생들의 호응은 좋았지만 적극성을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래서 학생 스스로 프로그램을 제작해보는 것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갔죠.

“지난 학기부터 시도했는데, 생각보다 학생들 호응이 좋았어요. 더군다나 이번 학기에는 학생들이 자신의 연구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제작 계획을 세웠더군요. 학생들 스스로 ‘이 강의를 내 연구와 접목할 수 있구나, 앞으로 도움이 되겠다’ 라고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런 면에서 희망을 보았어요.”

김 교수는 지난 신입생 역량강화교육 강의평가에서 만점을 받았는데요. 이 화제를 꺼내자 그는 “일회성에 불과한 일”이라며 일축했습니다. 그보다는 프로그래밍 강의평가 점수가 이전보다 크게 높아진 데에 의미가 있음을 강조했죠. 새로운 시도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증거니까요. 그래서 그는 또 다른 시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교수법 중에서 학습효과가 가장 뛰어난 것은 ‘학생이 직접 다른 사람을 가르쳤을 때’라고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학생들이 특정 주제에 대해 설명하는 기회를 가져보고 싶어요.

최고의 순간, 질문 그리고 답을 찾는 과정

미국에서 물리학 분야 박사학위 과정을 밟은 김 교수는 한국으로 돌아와 고등과학원에서 박사후연구원 생활을 했습니다. 그 후 2년 동안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재직했죠. 당시 맡았던 업무가 전공분야와 맞지 않아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UST와 만났습니다. 평소 교육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데다 그즈음 마음이 더 기울고 있었거든요. 시기가 아주 적절했습니다. 그의 전공 분야와 딱 맞았고, 교육자로서 거듭날 수 있는 기회였으니까요. 그렇게 UST에 몸담게 된 지 3년이 넘었습니다. 학생들과 동고동락한 시간 동안 ‘최고의 순간’은 언제였을까 궁금했습니다.

“학생들이 UST라는 학교에 적응해가며 자신만의 정체성을 형성할 때, 또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함께 답을 찾아나갈 때가 아닐까 합니다. 특히 후자의 경우에는 기억에 남는 학생도 있어요.”

프로그램에 대한 경험이 없는 학생이 프로그래밍 강의에 들어왔습니다. 두 달 정도 수업이 진행되자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했죠. 그래서 김 교수는 두어 번 정도 개인적으로 보강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그 와중에 프로그래밍에 대한 재미를 찾은 건지 어느 날부터 적극적으로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김 교수는 학생과의 소통을 위해 강의 중 질의응답 시간을 갖거나, ‘오피스아워’라고 해서 연구실에서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는데요. 그 학생은 그것을 적극 활용했죠. 김 교수 또한 학생이 답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마음을 다해 도왔습니다. 결국 학생은 프로그래밍 수업을 훌륭히 마무리할 수 있었죠.

사실 저는 그걸 원하는 거거든요. 어떤 강의를 들을 때, 그것이 앞으로 자신에게 필요하고 유용하게 쓰이리라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 학생은 그걸 느꼈고, 힘든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저를 찾아왔어요. 그 과정이 굉장히 좋아서 여전히 마음속에 남아 있어요.

김 교수는 앞으로도 UST 교육 프로그램 재정비를 위한 고민과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을 생각입니다. 특히 대학원에 맞는 기초교양교육 시스템을 구상하는 게 목표죠. 더불어 그 시스템을 다른 대학원에도 전파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변화를 주저하지 않는 김 교수의 강의. 그래서 그의 강의가 어떻게 변모할지 궁금해지는데요. 어떤 변화든 그 중심엔 ‘학생을 위한 마음’이 자리할 것을 압니다.

언제나 학생들한테 애틋한 마음이 있어요. UST 학생 모두가 잘 됐으면 좋겠지만 전공 분야에 대한 고민, 진로에 대한 고민 등 어려움을 겪는 학생도 많을 거예요. 어떤 길을 선택하든지, 각자 좋은 결말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꼭 교수님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세요. 질문하세요. 답을 찾아나가는 첫 걸음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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