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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 복지부 공무원, 한의학 연구에 빠진 이유?

  • 조회 : 1396
  • 등록일 : 2018-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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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프랜즈

우간다 복지부 공무원, 한의학 연구에 빠진 이유?

한국한의학연구원 캠퍼스에서 만난 리차드 코마케치 (통합과정, 한의생명과학)

한마디로 운명이었습니다. 먼 나라 우간다에서 한국의 전통의학 연구에 반한 사연이 궁금했다. 질문은 장황했지만, 답은 간결했다. 그의 깊은 눈에서 진심이 전해온다. 아프리카의 진주라 불리는 우간다 출신의 리차드 코마케치(Richard Komakech)는 우간다 보건복지부 산하 전통의학 연구·관리기관인 NCRI(Natural Chemotherapeutics Research Institute)에 근무하는 차세대 지도자다. 고국의 전통의학 발전을 위해 늦깎이 대학원생이 되길 자처했다. 그리고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한국한의학연구원(KIOM, 이하 한의학연) 캠퍼스에서 생애 두 번째 겨울을 보냈다.

한의학에서 찾은 우간다 전통의학의 미래

“2015년 KOICA(한국국제협력단)가 세계 보건의료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의학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당시 한의학연의 체계화된 연구 시스템, 그리고 일과 학습이 가능한 UST를 알게 됐고요. 이 모든 과정이 신비롭게 이어져 제가 지금 이곳에 있습니다.”

KOICA 글로벌연수의 일환으로 3주간 진행된 연수는 한의학연과 한의대, 관련기관이 함께 한국 전통의학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해외 전문가들에게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리차드는 한국 정부와 출연연, 그리고 학계와 산업계가 힘을 모아 전통의학을 체계화, 현대화, 과학화하며 계승·발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한다.

“한국과 우간다만이 아니라 많은 국가가 저마다의 독특한 전통의학 체계를 갖고 있어요. 우간다는 약재의 효능과 치료법들이 민간차원에서 전수되어 신비주의 경향이 크지만, 한국은 이를 국가 보건정책의 영역으로 포함해 체계적으로 관리하죠."

한국의 전통의학 연구·관리시스템을 보다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었던 리차드는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한의학연 강영민 박사로부터 연구와 학업을 병행하는 UST의 교육제도를 소개받았다. 인생 2막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2016년 가을 만학의 꿈을 안고 UST 한의학연 캠퍼스 한의생명과학전공에 입학했다. 그의 경험은 탄탄했고 꿈은 깊었다.

우간다의 천연재료와 한국의 연구·관리 시스템 결합

리차드는 이곳에서 4학기째 아프리카의 약용식물 ‘푸르누스 아프리카나’를 연구하고 있다. 과도한 벌채로 멸종위기에 놓인 식물이다. 연구 목표는 먼저 ‘푸르누스 아프리카나’의 대량 번식 방법을 찾고, 다음으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사용방법을 마련하는 것이다. 약재로서의 효용도 연구하고 있는데, 전립선암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아프리카 토종자원을 먼 이국땅에서 연구할 수 있었던 비결은 UST만의 독특한 학사제도에 있다. UST의 역할 중 하나는 과학기술을 통해 국제협력을 추진하고 저개발국을 지원하는 것이다. UST에서는 학생들이 이룬 학문적 성취를 본국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입학 전 학생과 지도교수가 함께 연구계획을 세운다.

리차드에게 UST를 소개한 강영민 교수(UST 한의생명과학전공 부교수, KIOM 한약연구부 선임연구원)는 그의 지도교수이자 멘토가 되었다. 강 교수 역시 오래전부터 아프리카 지역의 식량문제 해결과 과학기술 전도에 관심을 가져온 만큼 둘은 이제 사제관계를 넘어 서로의 꿈을 지지해주는 연구의 동반자이기도 하다.

최근 리차드는 지도교수인 강교수(연구책임자)와 함께 한국연구재단 국제협력과제인 전통대체의약 후보소재 발굴을 위한 한-남아프리카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아프리카 멸종위기식물을 대량증식하고 한의학 기반 대체소재개발을 위해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꿈이 있기에 시간을 허투루 보내는 법이 없다. 리차드는 지난 1월 박사과정 자격시험을 무사히 통과했다. 지난해 이미 3개의 논문을 발표했고 2개는 현재 심사 중이다. 박사과정 동안 10개의 논문을 발표하고 싶다고 말하는 의욕 넘치는 모범생이다. 리차드의 나침반은 우간다 전통의학의 미래를 향해있다.

“학업을 마치고 NCRI로 돌아가면 한국 연구소처럼 수준 높은 연구기관을 설립하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우간다의 전통의학을 국가 보건 영역으로 포함할 계획이고요."우간다의 풍부한 천연재료와 한국의 체계적인 연구·관리 시스템을 결합하는 것이 앞으로의 숙제다. 이를 위해 향후에도 UST, KIOM과 지속적으로 연계하고 공동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리차드 연구원은 기린이 평화롭게 거니는 초원 사진을 보여주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 우간다를 한국에 알리고 싶다고 밝게 웃었다.

UST 배움 발판으로 고국에서 인생 2막 펼치다

어느 해보다 한파가 기승을 부려 한국의 겨울 생활이 염려됐지만, 그는 “UST에서의 두 번째 겨울이 신비롭고 멋졌다”며 환하게 웃었다. 신비로운 건 기후뿐만이 아니란다. UST 유학 자체가 경이롭고 즐거운 경험이라 강조한다.

“특히 새로 온 사람이 조직에 필요한 사람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가치를 인정해 주는 게 인상 깊었습니다."연구실과 기숙사를 오가는 단조로운 삶이지만 리차드는 UST 학생팀을 비롯해 한의학연 캠퍼스의 교수진, 연구자들의 선의에 힘입어 연구와 학업, 생활의 균형을 찾고 있다. 자유롭게 연구 내용을 토론하는 저널미팅을 비롯해 종교 활동의 일환인 QT에 참석하며 학문적, 정신적 수양을 쌓았다. 또 주말에는 축구동호회 KIOM FC에 참여하고 연구실 동료들과 대전 근교 탐방 및 지역별 축제 등을 경험하며 한국생활을 즐기고 있다.

고국을 묻자 “우간다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은 자긍심으로 빛났다. “세상에서 가장 긴 나일강이 흐르고 아름다운 산과 자연환경으로 아프리카의 진주라 불리는 곳”이란 설명이다.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인 만큼 국민들은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타주의적인 성향이 크다고 한다. 그도 예외는 아니다. 삶의 순간 마다 자신의 결정이 인간을 섬기고 도울 수 있는지를 묻고 행동한다. 우간다 북부 파디르(pader)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생화학을 전공하고 수도 캄팔라에서 8년 동안 교직에 몸담았던 일, 이후 NCRI에서 근무한 일도 모두 자연스러운 삶의 여정이었다.

리차드는 UST 외국인 유학생들 사이에서 맏형처럼 듬직한 존재다. 인생의 선배로서 후배들의 적응과 발전을 함께 고민해준다. 그는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후배들 역시 UST에서 특별한 경험을 하길 원한다. 특히 UST의 교수, 교직원, 학생들의 도움을 받은 만큼 졸업 후 그 결실을 UST와 고국에 돌려주어야 한다는 당부다.

“지금까지의 삶이 1막이었다면, UST 졸업 후 우간다에서 이뤄낼 삶은 2막이 될 거에요. 이곳에서 배운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우간다 최고의 연구자가 되어 전통의학을 발전시키고 이를 통해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하고 국가에 이바지하는 삶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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