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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UST 김종화 교수 - 새로운 미래를 대비하는 국가연구소대학 교육을 말하다

  • 조회 : 1366
  • 등록일 : 2017-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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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기사 : [머니투데이]

 

 

[인터뷰]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김종화 교수

새로운 미래를 대비하는 국가연구소대학 교육을 말하다

 

 

Profile

- (현)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교수

- (현) 아우크스부르크 대학교 컴퓨터과학부 부교수

- 정보통신공학 박사(Dr.phil.), 베를린 공대

- 컴퓨터과학 박사(Dr. habil.), 아우크스부르크 대학교

- 독일 정교수 자격 학위(Habilitation)

- 독일 대학 컴퓨터과학(Informatik) 교수강의 자격증(Venia Legendi)

- 아우크스부르크 대학교 교과과정 인증위원회 위원(2011-)

- 독일 이공학 교과과정 인증협회 위촉위원(2011)

- 유럽공동체 ICT 연구프로젝트 전문 평가위원(2010-)

- 연구분야 : 인공지능, 감성컴퓨팅, 머신러닝, 인지시스템

 

 

Part 1. 독일로 간 전자공학도, 교수가 되다

 

-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작년 12월에 UST에 임용되어 교수로 재직 중인 김종화입니다. UST 컴퓨터소프트웨어과 교수와 독일 아우크스부르크대학(University of Augsburg)의 컴퓨터과학부 부교수를 겸임하고 있습니다.


-  여러 나라 중 독일로 유학 간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독일로 유한 간 시기가 1990년대 중반입니다. 사실 독일 유학을 처음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저는 음향공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전자공학도였는데, 그 당시 독일 베를린 음대와 베를린 공대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톤마이스터(Tonmeister)’라는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독일로 무작정 건너가 진학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톤마이스터는 소리를 의미하는 독일어 ‘톤’과 장인을 뜻하는 ‘마이스터’가 합쳐진 말입니다. 졸업 후에는 대부분 유명 오페라극장이나 콘서트홀에서 음향책임자로서 일하게 됩니다.

-  베를린공대에서 정보통신공학박사, 아우크스부르크대에서 컴퓨터과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는데, 2개의 박사학위를 취득한 배경을 소개해주세요.
    톤마이스터는 고도의 청력을 요구하는 과정인지라 입학시험에 나이제한이 있는데, 하필이면 제가 진학 준비를 하고 있던 그해 나이제한이 더 낮춰졌습니다. 그래서 입학시험 응시 기회조차 사라져 버렸어요. 어쩔 수 없이 저는 톤마이스터를 포기하고 대신 베를린 공대에 있는 ‘톤엔지니어(Toningenieur)’ 과정을 수료하게 되었죠. 그 과정에서 제 지도교수이자 세계적으로 저명한 통신공학자이신 故 맨프레드 크라우제(Manfred Krause) 교수님을 만나게 되었고, 저는 베를린 상원의회에서 선정하는 차세대 박사과정 최고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오디오 신호 압축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02년에는 아우크스부르크대학교 컴퓨터과학연구소로 옮기고, 2004년부터 응용컴퓨터과학과 조교수로 임용되면서 교수라는 직업을 본격적으로 고민하게 되었죠. 그런데 독일 내 어느대학이든 정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박사학위만으로는 지원자격이 안됩니다. ‘하빌리타치온(Habilitation)'이라는 정교수자격학위를 취득해야 하죠. 교수자격학위논문 뿐만 아니라 교수법, 강의경력, 강의평가, 연구실적 등의 까다로운 평가기준을 전제로 하고, 장시간의 검증을 요구하는 학위이니 만큼 절대 쉬운 일은 아니지요. 제 두 번째 박사학위인 하빌리타치온을 2010년에 컴퓨터과학 전공강의자격증(Venia Legendi)과 함께 취득했습니다.

 

Part 2.  UST에서 시작한 새로운 일상

 

-  UST에 와서 느낀 첫인상은 어땠나요?
    우선 제가 UST에 와서 가장 매력적으로 느낀 점은, UST가 굉장히 ‘꿈틀’거리는 학교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높은 글로벌 잠재력을 품고 있는 대학교가 사실 흔하지 않다고 봐요. 이 꿈틀거림에서부터 무언가 ‘펑’하는 순간을 만들기 위해 제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더불어 UST는 32개의 국가연구소를 캠퍼스로 두고 있는 것도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이것은 전 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유일한 대학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독일의 막스플랑크국제연구학교(IMPRS), 일본의 총합연구대학원대학(SOKENDAI), 중국의 중국과학원대학교(UCAS)와 같은 대학이 있지만, 각 나라 고유의 국가연구소 구조가 있고 대학 설립 배경이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UST와는 시스템이 다릅니다. 결국 특별하고 유일한 모델을 가지고 있는 것이 UST의 장점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 점이 어려운 점이기도 합니다. UST가 나아가는 방향이 전례가 없기 때문에 굉장한 책임감이 필요한 것이죠. 따라서 UST를 잘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UST만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해서 이를 구성원끼리 공유하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의견이 한 곳으로 모아지면 과감히 추진하는 도전정신이 필요합니다.

 

-  UST에서 하고 계신 일들을 소개해주세요.
    가장 먼저 UST 교과과정의 질을 끌어올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UST는 32개 캠퍼스에 총 56개 전공을 운영 중이고, 전공마다 별개의 교과과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수한 교과과정을 구축하는 것은 학교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기본이 되는 부분입니다. 이를 위해 제가 처음 시작한 프로그램이 바로 ‘UST-커리포럼(CurriForum)’입니다. 교과과정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는 정기적인 채널을 마련한 것이죠. 저는 평소 토론을 통해 의견을 교환하고 문제의 해결점을 찾는 과정을 선호합니다. 왜냐하면 토론을 통해 나온 아이디어는 토론과 동시에 어느 정도의 검증이 이루어지고 가장 빨리 실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17년 4월 현재 3차 커리포럼까지 성공적으로 진행하였고, 4차부터는 각 캠퍼스의 전공책임교수들과 함께 해당 캠퍼스의 교과과정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각 전공의 특수성을 잘 분석해서 UST의 교과과정이 국제적인 인증까지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또한 현재 UST는 독일 잘란트 대학(Saarland University)과 복수학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독일에서의 저의 경험을 활용해 한국과 독일 간의 협업을 보다 확장시키려고 합니다. 협업의 창구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얼마 전 제가 EMC²(Excellent Major Consulting & Catalyzing)라는 프로젝트를 새롭게 기획했어요. EMC²프로젝트는 매년 UST의 대표 전공 1개를 선정해 해당 전공의 교과과정, 학사운영 상황 등을 정밀 분석하고, 이 과정에서 도출된 개선책에 대해 곧 바로 실행까지 옮기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기존과는 달리 UST 본부와 캠퍼스 교수진들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이 프로젝트를 거친 전공은 UST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대표 전공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  교수님의 교육철학은 무엇인가요?
    제 교육철학은 항상 호기심과 열정으로 표현됩니다. 바로 학생들에게 전공 학문에 대한 호기심과 그로 인한 열정을 가지게 하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는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손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전공강의에 대한 이론내용도 마찬가지예요. 사실 전공강의 내용만 원한다면 학생들이 굳이 강의실을 찾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정보들은 대부분 말라있고 건조합니다. 드라이하죠. 따라서 강의실에서 교수가 전하는 정보들은 수분도 있고 생명력도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교수는 학문적 측면에서 연구경험 뿐만 아니라 다양한 토론과 사회활동 경험을 축적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그 건조한 정보에 교수의 산 경험들을 융합시켜 하나의 생명력이 있는 정보로써 승화시킬 수 있고, 또 그것들을 학생들에게 생동감 있게 전달할 수 있을 때, 바로 그 순간 학생들의 호기심과 열정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교수는 학생들에게 정보홍수의 시대에 어떤 정보가 옳고 그른가를 판단할 수 있는 역량, 즉 정보를 필터링하는 능력을 키워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능력은 인터넷에서 제공해주지 못해요. 교수와 학생 간의 쌍방향 소통이 이루어지는 교육 현장에서만 가능한 것입니다.

 

Part 3.  4차 산업혁명, 새로운 시대를 위한 준비

 

-  교수님의 주 연구분야가 인공지능, 감성컴퓨팅 등인데 이는 최근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개념이기도 합니다. 독자들을 위해 연구 내용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우선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부분은 보는 사람의 시각과 배경에 따라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정의와 비전이 모두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을 가능케 한 기술들은 분명 존재하죠. 바로 여러분들이 잘 알고 계시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3D 프린팅 등입니다. 저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EU 제6차 연구개발프로젝트(FP6)에 참가해 감성컴퓨팅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감성에 대하여 공학적으로 정의를 내리고 인간의 감성을 인식하는 기술들을 개발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유럽은 그 당시 이미 4차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기술에 대해 선구적인 연구를 하고 있었던 셈이죠.
   FP6 프로젝트에 이어 2008년부터 2013년까지는 FP7 프로젝트에 참가했는데, 이번 연구의 목표는 당뇨병 환자에 대한 종합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30년이 되면 전 세계 인구 10명 중 1명은 당뇨병에 걸린다고 예측합니다. 당시 유럽 각국은 당뇨병에 대한 범국가적 솔루션이 절실했던 시점이었어요. 저는 자동차회사인 페라리와 협업해 당뇨병 환자들이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책임자로서 참여했습니다.
   또 2015년에는 독일정부 국책연구과제 2건을 수주하여 연구 총책임자 겸 과제 코디네이터 역할을 맡았습니다. 고령화 문제가 현실로 다가온 독일은 ‘전전후 생활보조(AAL: Ambient Assisted Living)'라는 환경을 구축하는데 박차를 가하는 시점이었고, 제가 수주한 2개 연구가 마침 AAL과 관련된 것이었죠. 그 중 한 가지를 소개하자면 ‘센스 이모션(Sense Emotion)’이라는 프로젝트로 노인들의 통증과 감정을 센서에 기초하여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요양원이나 병원에 있는 노인들의 경우 고통을 느낄 때 의사로부터 진통제를 처방 받습니다. 그런데 이때 의사가 진통제를 처방하는 근거가 환자의 자가진단에 기초합니다. 그러나 알츠하이머 등 노년기 인지력 저하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본인의 통증을 스스로 진단할 수 있을까요? 아니죠. 결과적으로 오처방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이 때문에 저는 멀티센서를 통해 통증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기술을 연구한 것입니다. 제가 UST로 오게 되면서 연구 책임자의 역할은 동료에게 넘겨주었지만, 연구 참여자로서 현재까지도 꾸준히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4차 산업혁명의 발산지라 할 수 있는 독일에서의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UST가 지향해야 할 교육은 무엇일까요?
    UST는 국가연구소대학이기 때문에 UST의 교육목표는 최고의 연구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교육목표와 4차 산업혁명을 결합하여 생각한다면 그 목표가 더욱 확장될 수 있습니다. 1차 산업혁명에서 2차 산업혁명까지, 그리고 2차 산업혁명에서 3차 산업혁명으로까지 각각 몇 년이 걸렸을까요? 답은 대략 100년 정도 입니다. 반면 3차 산업혁명에서 4차 산업혁명까지는 그의 절반인 50년이 걸렸습니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에서 5차 산업혁명까지는 또 그의 절반인 25년이 걸릴 것이라고도 예상할 수 있겠죠. 변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16년 세계경제포럼(일명 다보스포럼)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이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사실 독일의 경우 2005년경부터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고 인더스트리 4.0 (Industrie 4.0)이라는 구체적 플랜을 통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이러한 모든 점들을 고려해 보면 5차 산업혁명이 2030년 정도면 표면화 되지 않을까 하는 추측도 가능하게 합니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입니다. 그런데 2030년이면 우리 UST 학생들이 졸업 후 사회적으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할 시기입니다. 따라서 UST의 인재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한 교육도 중요하지만 2030년, 즉 5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하는 교육도 필요합니다. 학생들에게 다가올 5차 산업혁명의 구체적 요소를 예측할 수 있는 역량을 가르치고, 동시에 본인들이 그 시대에 어떠한 역할을 수행할 것인지를 생각할 기회를 제공해야 하죠. 이것이 바로 현 시점에서 UST가 지향해야 할 교육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  더 나아가 4차 산업혁명시대 우리나라의 바람직한 대응방안은 무엇일까요?
    저는 인더스트리 4.0이라는 독일 정부의 비전 속에서 오랜 기간 연구했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 현장의 중심에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최근 4차 산업혁명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데, 저는 다른 나라가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를 잘 살펴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독일의 경우 생산·기계기술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독일에게 4차 산업혁명은 공장 지능화(Smart Factory)를 포맷화하는 것입니다.
  반면 일본의 경우는 어떨까요? 일본은 지난 3월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통신 박람회 ‘세빗(CeBIT) 2017’에서 인더스트리 4.0을 너머 ‘소사이어티 5.0(Society 5.0)’을 제시했습니다. 연령이나 성별, 종교, 언어를 초월해 사회의 다양한 니즈에 세밀히 대응하는 초스마트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계획을 세운 근본적인 요인은 고령화라는 일본의 사회 현상에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제대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현 상황과 특성을 파악하여 그에 맞는 비전을 수립해야 합니다.
   또한 4차 산업혁명 비전이 수립되면 그것을 일관성 있게 지속할 수 있도록 정치사회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의 과학기술 인프라는 현재 독일에 절대 뒤지지 않는 선진국 수준으로 구축되어 있습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인프라는 세계 최고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학기술 혁신역량 결과에 관한 지수로서 독일과 한국을 비교해 보면 한국은 순위가 뒤로 밀려납니다. 이것은 뭘 의미하는 것일까요? 인프라는 잘 구축되어 있는데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장기적이고 일관적인 제도적 지원이 중요한 이유이죠. 특히 한국은 올해 5월 대선이 있기 때문에 차기정부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일관성 있는 수행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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