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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T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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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Alone Together) - 함께 하는 시간이 소중함을 느끼는 요즘

  • 조회 : 1653
  • 등록일 : 2020-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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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Alone Together) - 함께 하는 시간이 소중함을 느끼는 요즘의 대표사진

투게더 UST

따로 또 같이(Alone Together) - 함께 하는 시간이 소중함을 느끼는 요즘

이종민 교수(UST 본부)

P 선생님께


오랜만에 연락드립니다. 건강은 어떠신지요? 선생님 계시는 곳에 산불이 심했다던데 피해는 없으셨는지요? 코로나 상황 때문에 많이 힘드셨을 것으로 압니다. 아이들 챙기랴 회사일 보시랴 정신없으실 것 같네요. 가족들도 모두 평안하시길 빕니다. 제 생활은 바쁘면서 괜찮습니다. 가족들은 힘들지만 잘 견디어 내고 있는 것 같아요. 학교에서 학생들 만날 때가 가장 즐겁고 행복한데요. 다른 걱정 없이 편안하게 수업할 수 있는 환경이 참 소중한 것이었구나, 다시 깨닫게 해주는 요즈음입니다.

코로나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는 실시간 화상수업을 주로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여러 정부출연연구기관에 흩어져 있는 학생들이 온라인 강의실에서 만나 수업을 할 수 있으니 참 다행이지요. 학생들에게 화상수업 경험이 있는지 물어보면 있다고 하는데 대개는 교수님의 강의를 듣는 형식의 수업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 수업은 수업 전에 영상을 시청하거나 읽기 자료를 읽고 게시판에 미리 요약문이나 질문을 올리도록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미리 공부하고 질문을 준비해서 수업에 오니 수업 시간에는 좀더 토론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습니다. 학생들은 어떻게 느낄지 궁금하시다고요? 글쎄요. 저도 궁금하네요. 사실 학기 초에는 좀 힘든 면도 많습니다. 마이크 음질이 그리 좋지 않은 경우도 있고 스피커와 마이크 사이에 하울링이 생긴 적도 많았어요. 하울링이 생기면 말하는 사람 빼고는 다들 마이크 음소거를 해야 하는데요. 음소거는 뭔가 발언권을 빼앗는 느낌이라서 미안한 마음입니다. 몇 번 하다 보면 마이크를 켜고 끄는 것이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한 학기 내내 화상수업만 하는 경우에는 직접 만나서 얘기해본 경험이 없다보니 서로 친해지는 것도 힘든 것 같습니다. 서로 친해지는데 시간이 걸리니 토론을 할 때 어느 정도 선까지 얘기해도 될지 파악하기 힘든 면도 있는 것 같네요. 학생들이 화상수업을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강의실이나 회의실을 예약할 수 있다면 제일 좋은데요.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실험실에서 수업을 듣기도 합니다. 가끔 주변의 소리가 들려서 수업 중에 뜻하지 않게 웃을 일도 생기죠. 실험실 옆 동료들에게 들리지 않도록 조용조용 얘기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기숙사방이나 숙소에서 수업을 듣는 경우도 꽤 되고요. 코로나를 계기로 아마도 화상으로 진행되는 수업은 물론 각종 회의, 교육이 많아질 것 같은데요. 기술적 지원뿐만 아니라 공간의 확보도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UST에서는 일 년에 두 번 신입생 대상의 집중교육이 있다고 말씀드렸던가요? 지난 8월 교육을 준비하면서 코로나 상황 속에서 어떻게 교육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지요. 결국 예전에 했던 오프라인 교육 방식은 포기했습니다. 외부콘텐츠를 활용하는 한편, 일부 교육은 미리 영상을 제작해서 VOD 형식으로 제공하고 일부 교육은 실시간 화상 수업으로 진행했습니다. 어떤 내용이냐고요? 우선 연구 활동에 필요한 기초 지식과 스킬이 있어요. Python 프로그래밍, 통계학, 글쓰기, 프레젠테이션, (외국인 학생을 위한) 한국어,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이 그것이죠.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대학원 생활을 하게 될 UST 학생들에게 맞춤형 과목들도 있었습니다. 논문 작성법, 과학기술과 사회, 디자인 씽킹, 기업가정신, 지적 재산권, R&D 매니지먼트 등이죠. 강사와 조교를 위한 워크숍을 준비하고 수업에 활발하게 참여한 학생들에게 상품을 주는 등 새로운 시도도 추가했네요. 준비하는 과정은 꽤 힘들었지만 교육을 마치고 나니 뿌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의 대학원 박사과정 첫 학기에도 신입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었던 것 기억합니다. 다양한 전공과 국적의 학생들이 모여 이틀에 걸쳐 교육을 받았는데요. 학위논문을 쓰기 위한 계획을 잘 세우는 법부터 학교 IT 시스템 사용을 위한 교육까지 짜임새 있는 구성이었습니다. 점심으로 피자를 먹으면서 잔디밭에 둘러앉아 동기들과 학교생활에 대한 기대와 걱정을 나눴던 기억도 납니다. 그리고 나서는 첫 학기 중에 특강을 추가로 들었었죠. 특강의 주제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동기 학생들을 만나서 담소를 나눴던 왁자지껄한 공간의 분위기가 좋은 느낌으로 남아 있습니다.

UST 학생들의 전공은 꽤 다양합니다. 항공우주공학부터 극지생물학, 건설공학, 생명공학, 그리고 이론물리학까지 공학과 자연과학의 전 분야를 포괄하고 과학기술정책을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졸업한 학부가 모두 달라서 신입생 교육에서 새로운 공통분모를 마련해 주어야 하고 UST에 대한 소속감과 자긍심도 형성해 주어야 하지요. 몇 번의 시도 끝에 제가 찾아낸 한 가지 방법은 공감 형성입니다. 저는 학부에서 공학을 공부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실패하는 실험, 고단한 코딩, 프로젝트 밤샘)을 공유하면서 “내가 한때는 당신의 자리에 있었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다양성도 확장해서 정의했습니다. 젠더, 인종, 계급, 장애, 나이 등의 문제 뿐 아니라 기계공학과 전자공학의 중요한 차이 역시 다양성의 시각으로 볼 수 있음을 전략적으로 받아들인 것이죠. 저는 처음에는 이런 생각이 그동안의 다양성 담론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마뜩찮게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되돌아보면 실용적으로 접근하기로 결심하기를 잘한 것 같습니다. 이야깃거리가 많고 흥미로운 주제를 이용해서 두 문화(two culture) 담론의 의의와 한계, 과학자/엔지니어에 대한 스테레오타입과 그에 들어맞지 않는 사람들의 존재를 자연스럽게 얘기할 수 있었거든요. UST 학생의 약 30% 정도가 외국인 학생이랍니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적응하면서 연구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UST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을 보면 한국 과학기술의 근간을 형성했던 선배 과학기술인들의 노력 덕분에 한국의 위치가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의 과학기술의 전반적인 수준이 나아졌음을 최근의 연구성과나 잘 갖춰진 연구 인프라의 측면에서 확인할 수 있지요. UST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학생들도 한국, 본국, 혹은 제 3국에서 멋진 연구자로 성장해가길 기대합니다.

함께 공부하는 것이 쉽지 않은 세상입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곧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길 기대하겠습니다. 또 연락드릴게요.

2020년 9월
이종민 드림
담당부서 :  
전략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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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65-2368